[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 국채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이란 전쟁의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국채 매수세를 이끌었다.

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 구간에서 4~6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20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62%를 기록했다.

유가 급락에 국채 매수세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국채시장은 최근 수개월 동안 국제유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미국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공격한 이후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이는 연준의 긴축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날 분위기는 달라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약 6% 하락하며 지난달 1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카타르 정부 관계자들이 미국과 이란이 합의에 근접했다고 잇달아 언급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연준 전망도 완화

블룸버그에 따르면 단기 금리선물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약 15bp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연말까지는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사실상 가격에 반영돼 있지만, 불과 지난주만 해도 시장은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었다.

프리야 미스라 JP모건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연준의 신뢰성이 시험받고 있고 일부 연준 인사들은 물가상승률이 5년째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황에 인내심을 잃고 있다”며 “국채시장은 앞으로도 국제유가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지표가 다음 변수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유가와 관계없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7일 발표되는 7월 고용보고서가 연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안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4일 공개한 글에서 현재 통화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인지에 대해 상반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 방향에 대해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션 심코 SEI인베스트먼트 채권운용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고 연준 정책 전망을 보다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 발행 확대도 주목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실제 국채 발행 확대까지는 아직 수 분기가 남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5일 발표되는 분기 국채 발행 계획에서 현재 유지되고 있는 국채 입찰 규모가 조만간 확대될 수 있다는 신호가 제시될 가능성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